「한일관계 전문가‧언론인 세미나」축사(11.11.)
존경하는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님,
주호영 국회부의장님,
심윤조 한일친선협회중앙회 이사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한일관계 전문가 및 언론인 세미나
개최를 축하드리고,
뜻깊은 자리에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리더십 변화와 한일 신시대 협력>이라는
주제로 오늘 이 세미나가 개최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한일관계는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인 후
12년 만에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재개되면서
다시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이후 13차례에 이르는 양국 정상간 소통과
11차례의 외교장관 회담이 이어지면서
고위급 교류도 신속하게 복원되었습니다.
지난달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라오스에서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 간
첫 정상회담은 이시바 총리 취임 후
9일만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한일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한
의미있는 만남이었습니다.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은
작년 연말 체결된 양국 간 통화스와프 협정,
지난 9월 서명한 제3국에서의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협력 각서와 같이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양국 국민 간의 교류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연말에는 양국을 오간 국민의 수가
역대 최다 수준인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
한일 정부는 출입국 간소화 조치와 같이
양국 국민들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6년 상호 비자면제 조치 이후 약 20년 만에
출입국 간소화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양 국민들간 교류가 더욱 늘어나면서
양 국민들의 마음도 더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청년 세대들도
서로의 문화를 즐기며
한층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작년 MZ 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일관계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국에서 모두 70% 이상이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였다고 합니다.
오늘 전문가, 언론인 여러분들이 함께 모여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우리 미래세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은 양국간 교류협력을 넘어
인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으로
협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간 두터운 신뢰로
힘을 얻기 시작한 한일관계 개선의 움직임은
작년 8월 개최된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로 이어져 3국간 협력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지난주 미 대선 결과 미국에
트럼프 신 행정부가 곧 들어서게 되었습니다만,
한미일 협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중시했던 정책인만큼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일관계 개선은 한일중 협력을 복원시키는 데에도
큰 힘을 발휘하였습니다.
4년 반동안 멈춰 있던 한일중 정상회의가
지난 5월 우리 주최로 서울에서 재개되었고,
내년에는 일본 개최를 위해
관련 논의가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손을 잡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니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한일중 협력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입니다.
한일 양국간 우호 협력은 다자무대에서도
인태지역 및 세계의 평화·번영에 대한
기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한미일 3국은 27년만에 처음으로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함께 활동하며
북핵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안보 이슈에 대해
발맞추어 대응하고 있습니다.
곧 개최될 APEC 및 G20 정상회의를 비롯한
다자 협의체 내에서도 양국간
협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양국간 협력이 G7과 같은
주요 가치공유국들간 협력의 틀 안에서도 이루어진다면 협력의 폭과 깊이는 더욱 확대, 심화되고
양국관계의 기초는 더욱 튼튼해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일 관계는 이처럼 개선의 흐름을 타고 있지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는 지금 냉전 종식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은 날로 첨예해지고 있고
유럽과 중동에서는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쇠퇴하면서
공급망 교란, 에너지 위기 등 복합 위기까지 겹쳐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혼자서는 헤쳐 나가기 어려운 도전적 과제들을
거의 매일 마주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와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화하더니
급기야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지원 뿐만 아니라
병력을 파병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도발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경고가
더 이상 말이 아닌 현실이 된 것입니다.
한일 양국이 직면한 도전은
외부로부터의 위협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 안정적 에너지 확보 등은
한일 양국 모두에게 절박한 국내정책 과제입니다.
한일 양국의 국내정치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양국 관계 개선 방향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분출하고 있고,
최근 일본 중의원 선거 후에는
양국관계 개선의 흐름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있습니다.
같은 배를 탄 사공이 되어
함께 열심히 노를 젓지 않으면
‘한일 신시대’라는 이름의 배가
엉뚱한 방향으로 표류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내년은 한일 양국이 국교정상화를 이룬지
6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입니다.
이순(耳順)이 되는 한일 양국이
지난 60년간 겪어온 부침의 진폭을 줄이고
어렵게 일궈낸 관계 개선의 흐름을
궤도에 안착시켜야 할 때입니다.
한일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야 할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어려운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 가며
새로운 60년의 미래 청사진을
함께 그려 나가야 합니다.
여기 계신 전문가,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그 길을 밝혀줄 지혜와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여러분들의 고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의미있는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간략하나마 축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끝.